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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Her : 나의 연인이 641명과 동시에 사귀고 있다면?

by 심플하고 옹골지게 2022. 3. 26.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 영화라고 불리는 영화가 있습니다.

실재하는 인간과의 사랑이야기가 아님에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또 설레게도 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2013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즈가 감독하고 호아킨 피닉스와 스켈렛 요한슨의 목소리가 출연한 영화 her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영화 her 줄거리, 결말 포함

 

 

영화 her 줄거리, 배경

배경은 2025년 LA.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간은 보다 더 개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 체계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를 보여줍니다. 인간적인 교류는 거의 끊긴 것만 같이 모두 다 보청기 같은 것을 하나씩 귀에 끼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2016년 처음 출시된 에어팟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사람들이 끼고 다니는 보청기 같은 물건을 되게 어색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2022년 현재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다니고 있네요.

 

사랑하는 여인을 상상하며, 홀로 쓸쓸히 무언가를 녹음하고 있는 것 같은 주인공 테오도르. 그는 다른 사람들의 손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 자신의 아내와는 현재 별거 중입니다. 그는 늘 귀에 꽂혀있는 컴퓨터와 이메일 확인 시 필요한 대화만 할 뿐, 누구와의 대화도 없이 단조롭게 살아갑니다. 타인의 마음을 대신 창작해서 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사람 사이에 진솔한 감정 교류가 단절된 일상을 보여줍니다. 

 

당신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요?

테오도르는 어느 날 호기심에 운영체제를 구입하게 되고, 그 계기로 운영체제 여자 친구가 생깁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사만다입니다. 사만다는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글로 배우며 정말 사람처럼 말을 합니다. 지속적으로 배우는 능력이 뛰어나서 테오가 이름을 묻자 즉석에서 이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름을 묻기에, 아 이름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하고 사전을 찾아 맘에 드는 것을 골랐다고 말하죠. 그 과정은 단 100분의 1초 만에 이뤄졌다고 하지요. 

 

사만다는 아기가 한걸음 한걸음을 나아가는 것처럼 자신의 감정을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컴퓨터 이기 때문에 책을 100분의 1초 만에 한 권을 읽어버릴 정도로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 감정을 배워나가는 데는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만다는 하루 종일 테오를 기다립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테오도 점차 사만다를 더 알아가려고 합니다. 어느새 둘은 단짝 친구처럼 매일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깊이 있는 대화까지 나누며 지내게 됩니다. 늘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테오는 그녀와 대화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줄어든 만큼 가상인물과 소통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사만다와 유대관계를 깊게 쌓아가면서 테오와 사만다 사이에는 묘한 이성 간의 감정이 싹트고 있습니다. 둘이 데이트를 하는 장면은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자신이 온 마음을 주며 사랑하는 대상을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어쩌면 비극이지만, 둘이 함께하는 순간이 참 행복해 보입니다. 

 

당신의 연인이 동시에 641명과 사귀고 있다면?

그런데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테오의 여자 친구인 사만다는 하루 대화 상대자가 8000여 명이 넘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테오는 사만다에게 다른 사람도 사랑하고 있냐고 묻지요. 사만다는 머뭇거리더니 최근 600여 명의 다른 사람과도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을 알아가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테오에 대한 사랑을 약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든다고 말하지요.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알아가면서 누군가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과 사랑하고 그 사람과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여기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테오에게 사만다는 지금까지 맺었던 어떤 사람보다도 더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던 운영체제 여자 친구였습니다. 육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신은 살아있는 것 같은 존재였지요. 사만다는 육체가 없는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며 테오를 떠나게 됩니다. 

 

육체가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참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육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깊은 감정교류가 가능한 존재라면 이 역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만날 수 없는 두 존재가 안타깝기도 하고요. 그리고 운영체제가 감정을 가질 때 그것은 얼마나 불행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본 애니 매트릭스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애니는 인간들이 하기 꺼리는 지저분하고 더러운 일을 맡아서 하는 기계들을 보여줍니다. 어느 날 기계는 자신이 오래되어 폐기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주인을 죽이죠. 그리고 법정에서 기계는 자신이 살고 싶었다는 말을 합니다. 물론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죠. 점점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그런데 그것들에 감정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었죠. 

 

사만다, 그녀는 자신이 육체는 없지만 실제로 이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가 맞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리고 해답을 얻지 못한 채 두려움 감정을 느끼고 테오를 떠나게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진짜 사랑을 찾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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