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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 : 당신은 부족하지 않다. 다를 뿐이다.

by 심플하고 옹골지게 2022. 3. 28.

오래전 템플 그랜딘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제목부터 참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이 사람 이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 영화는 자폐증을 가진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성장 이야기와 비교했을 때에도 매우 독특하고 신선합니다.

 

템플 그랜딘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템플은 실제 동물학자이자 콜로라도 대학교 동물학과 교수입니다. 동물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진 그녀, 이미지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그녀, 오늘은 영화 <템플 그랜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영화의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영화 템플 그랜딘 줄거리, 리뷰

 

생명력을 가진 소들이 마지막 순간은 편안했으면

템플은 어린 시절 자폐증을 진단받게 됩니다. 앞으로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말과는 다르게 엄마의 노력으로 그녀는 말도 하고 글도 읽을 수 있습니다. 템플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그림으로 기억하고 그것을 연결시킬 수 있는 눈입니다. 그런 능력 덕분에 그녀는 번거롭게 수동으로 열어야 하는 문을 반자동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때때로 그녀는 감정이 폭발하기도 하고, 사람과의 스킨십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는 압박 기계를 만들어서 안정이 필요할 때는 그 기계와의 스킨십을 하지요. 

 

우리가 필요해서 키우는 거예요. 그럼 존중할 줄 알아야죠. 자연은 냉혹해도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어느 날 그녀는 비인도적으로 소를 도살하는 장면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도축되는 소들에게 왜 잔인해야 하는가? 그녀는 그녀는 소들의 마지막 순간을 존중해주고 싶습니다. 템플은 아예 도살을 금지하여 소를 식용으로 쓰는 것에 대한 반대가 아닌, 이에 대해 인간은 감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소가 마지막 가는 길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카우보이들은 반대하지만, 그녀는 억지로 소를 움직이기 위해서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소가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을 설계합니다. 

 

 

다를 뿐, 열등하지 않습니다. 

템플은 자폐증을 가지고 있고, 템플의 룸메이트는 앞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템플은 이미지로 모든 것을 기억하며 이것을 연결시키는 눈이 있고, 룸메이트는 다양한 소리를 기억하는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을 볼 수 없었던 헬렌 켈러가 울창한 숲을 걸으면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사람들은 앞을 볼 수 있음에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오히려 그녀는 숲을 지나면서 그곳의 향기 손끝에 느껴지는 것들에 의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있었지요. 템플과 그녀의 룸메이트 역시 겉으로는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이 열렸고, 제가 걸어 나왔어요.

 

의사조차도 그녀가 말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녀의 엄마는 의사의 말보다 템플을 믿어주었고, 결국 템플은 자신의 문을 열고 묵묵히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템플은 소들의 마음속을 깊이 바라보며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것입니다. 그녀는 전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를 뿐이었지요. 다시 말해, 자폐증은 무언가를 제한하는 장애가 아니라, 그녀의 정체성일 뿐이었습니다. 

 

템플에게 울창한 숲이 되어주었던 사람들

템플의 곁에는 늘 그녀는 지지해주는 따뜻한 주변인이 있습니다. 그녀를 믿어준 엄마, 그녀의 다름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 룸메이트, 그녀의 가능성을 증폭시켜준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템플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지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배우게 됩니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 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친절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룸메이트를 통해서 따뜻함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녀의 고등학교 선생님의 장례식장에서 스킨십을 극도로 싫어하던 그녀는 처음으로 엄마와 포옹을 합니다. 

 

자신의 문을 열고 힘차게 나아가는 템플을 보며 저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주변 사람들로부터 감정이 없는 사람 같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었거든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지만 때로는 스스로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떤 이유로 감정이 꽁꽁 얼어버린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겼지요. 그리고 따뜻한 주변의 사람들 덕분에 점차 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웃을 수 있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화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지금도 다양한 감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저의 약한 부분을 들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꽁꽁 숨겼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타인에게 문을 연다는 것이 참 무서웠던 것이죠. 

 

템플이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는 그 말이 참 제게 힘이 됩니다. 

 

템플이 졸업식에서 부른 노래를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는 영화 회전목마에 나온 노래라고 합니다. 

 

조금 느리지만 스스로 소중한 인생의 교훈을 깨쳐가는 그녀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에 방향이 중요하지, 속도가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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